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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 눌러왔던 의사들, 일방적 의대 정원 확대 발표로 폭발' - 청년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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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꾹 눌러왔던, 목까지 올라온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정부가 갑자기 찌른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계획에 의사들이 ‘파업’까지 강행하며 반발하는 이유에 대해 단편적으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은 의사들의 단체행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대한전공의협의회장으로서 전공의 파업을 이끌었던 아주대병원 김대중 교수는 지난 7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발해 1만명이 넘는 전공의가 파업을 한 날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정부가 의료계와 협의 없이 정책을 추진해 일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전공의들이 파업을 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 교수는 “갑자기 닥친 일 같은 느낌이다. 정부의 명분은 명확하다. 지역의료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이 의사 증원이었다”며 “하지만 경황없이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맞닥뜨린 의사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고,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항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공의 등 의사들이 파업이라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정부가 과연 의사의 말을 들어줬겠는가. 파업을 한다고 하니 뉴스에도 나오고 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아주대병원 김대중 교수는 지난 7일 청년의사 유튜브 채널 K-헬스로그에서 진행된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의대 정원 확대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주대병원 김대중 교수는 지난 7일 청년의사 유튜브 채널 K-헬스로그에서 진행된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의대 정원 확대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의대 정원 늘어야만 해결되는 문제인가

김 교수는 정부가 지역 간 의료격차 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의사제 등의 정책을 마련한 것에는 공감한다고 했다. 하지만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김 교수는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책을 발표했다고 하지만 이것만 갖고는 안된다. 당장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정책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며 “의대 정원을 늘려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의사들의 체감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처럼 작은 나라에서 의사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 의사들 내부에서는 위기의식이 자리했다”며 “현재 매년 배출되는 의사 3,000여명 범위 안에서 정책을 수립해도 충분한 효과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 입장에서 의대 정원을 늘릴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는 있어 보인다. 서울의대 정원 중 20명을 지역의사 특별전형으로 하라고 해도 수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다면 정부가 생각하는 정책을 펼치기 위해 의대 정원 증원이 꼭 필요한지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준비가 미흡한데 너무 급하게 정책을 꺼내놓고 무대책으로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에 책임이 있다”며 “10년이나 20년 뒤에야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인한) 성과가 나올 텐데 그 공백기에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계획을 먼저 발표했으면 혼선이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유인책 없으면 결국 대도시 개업 택할 것

의료 현장의 의사 인력난을 의대 정원 확대로만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수도권이나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 가서 의사들이 근무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해 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 폭발적으로 의사 수가 늘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의사가 투입돼야 할 것이다. 지방 대학병원들 중에는 의사 한 명이 너무 많은 업무를 떠 않는 경우도 많다”며 “지방의료원 등에서 근무하는 의사는 줄었다. (수도권이나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 의사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곳에 의사들이 갈 수 있는 유인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유인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당장 3,000명씩 쏟아지는 의사들이 갈 곳이 없어지고 결국 선택할 수 있는 건 개업이다. 대도시와 수도권에 가서 개업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의사 사회에서는 이런 상황이 큰 위기의식으로 자리하고 있다. 의대 정원 3,000명 안에서도 지역 유인책은 충분히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포기해야 수습될 듯

의대 정원 확대 반대? 그렇다면 의협 대안은?

전공의 파업에 이어 오는 14일에는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전국의사총파업이 예고돼 있다. 김 교수는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으려면 정부가 의료계에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의협도 대안을 갖고 정부와 협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생각하는 부분을 의사들이 부정하기만할 순 없다.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협조해주면서 의사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한다”며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포기해야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대 정원이 확대되지 않는다고 해서 의사들이 살만해 지는 것은 아니다.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두고 그동안 답답했던 문제들이 해결되도록 협상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의협도 대안을 만들어서 제시해야 한다. 국민들이 정부안과 의협안을 비교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의협 등 의사 단체들은 정부가 하는 일에 아주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의사 인력 등에 대한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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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0, 2020 at 10:47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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